디자인에 향기를 담다.

산업디자인학과 13학번 김영은

 

 명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시대상황을 알 수 있고 그림에 그려진 인물들의 관계를 알 수 있고 그것에 담긴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사진과는 다르게 손으로 그리는 그림들은 잘 부식되고 손상되어서 현대에 와서 복구된 것들도 많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와 내용은 변치 않는다는 것은 사진과 그림이 가지는 공통점이다. 사진과 그림이 닮은 또다른 한 가지는, 프레임 속에서 작가의 의도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림에는 작가의 의도가 붓터치, 색감, 현상을 구성하는 배치에 따라서 상황이 해석된다. 사진 또한 작가의 의도가 개입되어 다양한 촬영기법으로 표현되고, 디지털 작업을 통해 변형을 주거나 새로운 배치로 작가가 원하는 분위기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모든 예술작품은 작가가 그 순간에 느끼는 감정을 프레임 안에 표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네의 '수련' 연작을 살펴보면, 젊었을 때 완성한 수련 그림은 대상이 명확하고 색감이 뚜렷한데 비해 노년에 그린 그림은 물과 하늘 그리고 수련이 마치 물아일체가 된 것처럼 표현법이 훨씬 단순해지고 색채의 경계 또한 불확실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모네는 말년에 심한 백내장을 앓고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없었던 그의 현실적인 상황이 반영되었다고 한다. 또한 앞이 잘 보이지 않아서 더욱 빛에 집착하여 그림을 보면 물, 표면에 반사된 빛 그리고 하늘까지 모든 것의 경계가 모호한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나는 수련의 고대로의 모습을 사진기로 담아낸 것과는 다른 향을 맡을 수 있었다. 굉장히 맑고 투명한 초록의 내음, 깨끗한 물 위에 떠 있는 수련의 잔잔한 향. 늙은 모네의 손과 시야가 흐려진 눈으로 바라보는 그 광경은 무엇보다 황혼의 때를 떠올리게 한다. 빛에 집착하였기 때문일까, 수련의 향이 더 짙게 느껴진다. 눈을 감고 그림 속 수련의 향을 천천히 느껴보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짦은 인생의 길의 끝에서 바라보는 모네의 마음을 훔쳐보는 느낌이 든다. 그림에 담긴 작가의 상황, 그림의 배경, 이야기, 그림의 구성요소 및 배치를 알고 보면 그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그 그림이 풍기는 향기를 음미할 수 있다.

 모든 예술은 서로 영감을 주고 받는다는 말이 있다. 그림과 사진이 가지는 분위기와 느낌은 그 속에 담긴 배경과 작가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고, 감정을 공감하는 순간 내가 가진 경험과 기억을 통해 나름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상상의 나라에는 이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들이 똑같이 존재한다. 시각, 청각, 미각, 촉각, 그리고 후각. 이렇듯, 디자이너로써 무엇인가를 생산할 때,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 개개인이 가진 경험과 기억을 결합시켰을 때 더 좋은 긍정적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디자이너는 모두가 공감하고 좋아하는 긍정적인 향을 가진 디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고민해보고 연구해봐야할 것이다.

 

참고문헌

-Emotional Design, Donald.A.Norman, 2004,

-향기의 미술관, 노인호, 2016, Lago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2012,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