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히어애프터

 

연세대학교 인문예술대학 디자인예술학부

2014212034 최지희

 

 

연인과 돌아가는 길, 키요코는 교통사고를 당해 배에 구멍이 뚫렸다. ‘, 나는 이제 죽었구나.’ 생각한 순간 키요코의 눈앞에 오색찬란한 세계와 함께 무지개다리 앞에서 기다리던 애완견이 등장했다. 그립고 반가운 강아지와 함께 언덕을 넘는 순간, 거기에는 더욱 더 그리워하던 그녀의 할아버지가 환한 얼굴로 반겨 주고 있었다. 애완견과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할아버지와 오랜만에 안부를 나누는 시간을 보내며 키요코는 생각한다. 비록 부모님을 지상에 두고 왔지만, 그래도, 이런 행복함이라면 죽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아니, 그냥 죽어야겠다,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행복의 순간, 할아버지가 말한다. “키요코, 이만 돌아가야 해.”

 

배에 구멍이 뚫린 채로 살아 돌아온 여자. 머리에는 온통 찢어지고 메꿔진 부분의 흉터 때문에 빡빡 민 스포츠머리를 고수하는 여자. 미리 맛보고 온 행복에 아직 먼 죽음을 다시 생각하는 여자. 그러나, ‘살아가야 하는여자. 한 번의 임사체험을 하고 돌아온 후, 키요코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생겼다. 바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능력이다. 이를 테면, 빵집 앞에서 입맛을 다시는 여고생 귀신이라든가, 혼자 두고 온 아들이 걱정되어 매일 같은 발코니를 지키는 젊은 엄마의 귀신이라든가, 하는 것들 말이다. 이들을 보게 되고, 그들의 삶에 녹아들며 키요코는 두 번째의 삶을 다시 살아간다.

 

이 우주에 영원한 것이 있을까. 없는 걸 알지만 우리는 찰나 같은 삶을 영원으로 붙들고, 놓아야할 것들에 집착하고는 한다. 그렇지만 놓아야할 것은 무엇이고, 집착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나의 생애에 색채를 매기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무엇을 그리워하면서 살고 있을까.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살아가는 것일까.

 

내 생명이 움직이라고, 움직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인생에는 결말이 없고, 이뤄야 할 목표도 없다. 그저 흐름이나 움직임이 있을 뿐이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도 속 시원한 해결책은 없다. 만날 수 없어 한동안 기운 없이 묵직하게, 늪 속에서 버둥거리는 것처럼, 그저 조용히 살아갈 뿐이다. 세계에 색채가 돌아올 때까지.”

 

요시모토 바나나, 스위트 히어애프터, 민음사,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