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우리는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상처받는 것이다. 얼음을 만질 때 우리 손에 느껴지는 것은 다름아닌 불이다. 상처받은 자기 자신에게 손을 내밀라. 그리고 그 얼음과 불을 동시에 만지라. 시는 추위를 녹이는 불." 1)

 얼음은 손을 찢을 듯한 차가움을 가지고 있으나 얼음을 쥔 손은 그 것을 녹이려는 뜨거움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는 불을 느낀다. 그러므로 얼음을 쥐는 행위는 (얼음의)차가움을 느끼는 것과, (손의)뜨거움을 느끼는 것 중 하나만을 꼽아 표현할 수 없다.

  또한 작품에도 정답은 없으며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그 안에는 여러 감성들이 섞여있으며 사람들은 '골라' 느끼기 때문이다.누군가는 문장 하나에도 큰 감동을 느끼지만, 누군가에게는 시 한편이 의미 없는 단어의 나열일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에 있어서 '이것은 감성 디자인이고, 저것은 아니다!' 또는 '이것은 어떤 감성만을 가진 것이다.'라는 말은 무의미 하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주 작은 감정의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성을 가진 것이며, 내가 느낀 것이 없지만 누군가에게 감동을 준 것이라면 그 또한 훌륭한 감성을 가진 작품이다.


 작가(또는 디자이너)의 의도를 억지로 내 것으로 만들어 해석한 감상은 잘못된 것 같다. 후에 내 작품을 누군가가 바라 볼 때 내가 이야기하고자 한 바를 얻어간다면 얻어간 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런대로 그 감상을 존중해야 한다.


1)류시화(2005),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오래된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