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과 감정 그리고 감성 디자인

 

 

 

길을 걸어가다 노을이 지는 하늘을 보고 잠시 멈춰 서서 멍하니 바라본 적이 있다. 그러한 상황을 '감성에 젖었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감정에 젖었다', '감정적이다'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다. 여기서 ‘감성’과 ‘감정’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감성 디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 감성과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고 ‘감성 디자인’을 왜 ‘감정 디자인’이라고 하지 않는지 또, 어떤 디자인의 경우 '감성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감성 디자인'의 저자 도널드 노먼은 "감성은 무의식이든 의식이든 판단 시스템을 일컫는 일반적 용어다. 감정은 감성의 의식적 경험이고 그 원인의 귀착과 대상의 확인으로 완성된다."고 말한다. 감성의 경우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없지만 감정의 경우는 의식적으로 조절이 가능한 것 같다. '감정 조절'이란 말은 자주 사용하지만 '감성 조절'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 이유가 감성을 조절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감성은 직관적으로 바로 드는 느낌(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이고 이로 인해 발현되는 내면적 상태가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물건을 보고 ‘따뜻해’, ‘징그러워’ 등 느끼는 생각을 ‘감성’이라 하고 이로 인해 생긴 ‘즐거움’, ‘화남’과 같은 상태를 ‘감정’이라고 한다. 또한 여기서의 감성의 경우 같은 물건을 봐도 각자의 경험에 의해 느끼는 감성이 다를 수도 있고 그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감성 디자인’의 경우도 비슷한 맥락으로 사람들은 '감성 디자인'을 '감정 디자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감성이 있어야 감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을 보고 가장 먼저 느끼는 감성 때문에 감성 디자인이라고 하지만 감정의 경우 앞서 말했던 것처럼 감성을 거쳐 감정이 되기 때문에 감정 디자인이라고 불리지 않는 것 같다.

 

노먼은 디자인을 본능적, 행동적, 반성적 3가지 차원으로 나눠 본능적 디자인의 경우 외형적인 것, 행동적 디자인은 제품의 사용성과 실용성, 반성적 디자인의 경우 경험과 관련지어 설명한다. 물론 이 3가지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해서 ‘감성 디자인’이 되는 것도 아니고 1가지 요건만 갖췄다고 해서 ‘감성 디자인’이 아닌 것도 아니다. ‘감성’ 자체가 각각의 환경, 가치관, 본성 등 여러 요건에 의해서 개인적인 차이를 가지기 때문에 어떤 것이 ‘감성 디자인’이라고 확실하게 말하기는 힘들다. 또, 어제 좋은 느낌을 가졌던 디자인이 내일은 그렇지 않을 수 있어서 이와 같은 경우에는 ‘감성 디자인’은 ‘감성 디자인’이 아닌 것으로 변할 수 있다.  ‘감성 디자인’을 통해 즐거운 ‘감정’을 이끌어 낸다면 앞서 말한 3가지 차원을 넘어선 사용자들의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감성’과 ‘감정’은 차이는 있지만 서로 떼어 놓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감성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그 감성은 감정을 담은 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성 디자인’은 감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유동적인 개념인 것 같다. 따라서 ‘감성 디자인’이 아닌 것을 감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바꿀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면 그 어떤 것도 ‘감성 디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Norman, D.(2004), Emotional Design, 박경욱 외 역(2006), 감성 디자인, 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