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과 행동과 반성으로 본 ‘사람책이야기‘ 프로그램


 지금까지 두 논문을 통해서 감성체험의 요소들을 분석하고 감성실현의 전제조건을 들여다봤다. 서울도서관의 ‘사람책이야기’ 프로그램을 감성체험과 감성실현의 관점에서 보면서 비물질적인 것도 디자인의 영역으로 끌고 와서 감성체험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분석했고 감성실현을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았다. 감성디자인이라는 이 책에서는 본능적 디자인과 행동적 디자인 그리고 반성적 디자인을 갖고 ‘사람책이야기’ 프로그램을 해석해보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반성은 회고의 의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본능적 디자인과 행동적 디자인 그리고 반성적 디자인은 차례로 이성의 단계 이전에 본능적으로 예쁘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와 물건에 대한 사용자의 사용성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사용자 기억에 관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제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 글에서는 비물질적인 프로그램에 대해서 위 세 가지 디자인 영역을 대입하고자 한다.


 ‘사람책이야기’ 프로그램은 일반 시민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는 것처럼 사람을 빌려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5가지 주제에 관한 사람이 있었고 한 사람당 5~6명 정도의 사람이 공동으로 빌렸다.

 

 ‘사람책’과 시민 사이에는 분위기만 있고 특정 제품은 없다. 본능적 디자인은 ‘사람책’의 이미지이다. 서울시청도서관 옥상에서 ‘사람책’과 독자들이 만났을 때 첫 느낌은 다섯권의 ‘사람책‘마다 달랐을 것이다. 직업도 다양하고 연령도 다양했던 ‘사람책’들은 풍기는 이미지와 아우라가 다르다. 제품처럼 예쁘다 아니다의 차원이 아닌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정도의 차원을 느꼈을 것이다. 이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 본능적으로 느껴지거나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사람책’과 시민 사이에는 서로 소통하는 것에 있어서의 ‘사용’이 있다. 책이라는 물건을 컨셉으로 잡았을 때 사용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시민들은 ‘사람책’을 사용해서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 했다. 물건이 그 용도대로 적절히 사용되는 것이 행동적 디자인의 측면인데 프로그램의 현장에서 소통이 잘 이루어졌다면 행동적 디자인도 만족하는 것이다. 또한 사용자의 숨은 니즈를 ‘사람책’이 고려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면 굿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책’과 시민이 만나는 순간마다 회고하는 반성적 디자인이 시민의 감정과 소통하는 것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과거의 청자 자신의 경험을 회고하면서 계속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청자의 회고는 듣는 자세도 시시때때로 변화 시키고 표정이나 고개의 끄덕임과 같은 리액션의 크기와 빈도수를 결정했을 것이다. 그 결과 나중에 또 이 프로그램을 하면 그날을 회고하면서 다시 찾거나 혹은 찾지 않을 것이다. ‘사람책’말고도 분위기를 좋게 하는 여러 가지 장치들(방석, 양초, 음악, 카펫 등)이 있었다. 이런 장치들도 회고를 할 때 중요한 요소로 작용을 해서 사용자 경험의 일부분으로 회고 될 것이다.


 세 가지 측면의 디자인에서 감성의 판단이 일어나고 그것이 꾸준한 고객이 되느냐 아니냐를 판가름한다고 생각한다.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청자의 본능과 화자를 사용하는 사용성과 청자의 좋은 기억을 전부 충족시키면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겠다.




참고문헌

이정민 "현대 감성디자인에서의 사용자 감성체험 : 감성디자인의 프로그래밍을 위한 감성체험의 기본범주 및 관련요소 분석"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제13권, 제13호, pp.184-200, 2013.


정도성 "제품디자인의 소비자 감성측정 및 분석 사례 연구 II - Stapler 디자인 연구를 중심으로 -" 디지털디자인학연구. 제8권. 제2호(통권 제18호). pp.209-219. 2008.4.


Norman, D.(2004), Emotional Design, 박경욱 외 역(2006), 이모셔널 디자인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