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Without WORDS라는 책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현대카드 Design Lab에서 진행된 주요 디자인 프로젝트들의 결과물과 디자인 프로세스, 디벨롭 과정이 담겨있으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텍스트보다 이미지 위주로 전달하고 있는 책이다. 현대카드 Design Lab은  브랜드 디자인, 브랜드 경험 확장, 디자인 재능 기부,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하는 이메지내이션 이렇게 네 가지를 위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런 결과물들이 DESIGN Without WORDS에 소개되어있으며 이 책을 읽으며 제품디자인적 측면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세 가지 프로젝트들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가장 유명한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이다. 신용카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연상해보자. 직사각형, 마그네틱, 큼지막한 기업로고 등이 떠오를 것이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2002년 처음 현대카드에서 ‘여우 카드’를 선보인 후 다음 해 선보인 'M 카드‘는 기존 카드의 상식을 완전히 깬 디자인이었다. 이후 많은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을 선보인 현대카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측면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산업디자인에서 중요한 CMF(Color. Material. Finishing)도 뛰어나다. CMF측면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Color 측면에서는 기존 카드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화려하고 비비드한 컬러를 처음 도입하였으며, 컬러로 카드의 기능별 아이덴티티를 구분하였다. 또한 카림 라시드(산업디자이너), 레옹 스톡(스위스 화폐 디자인)과 콜라보레이션을 하여 카드에 시각적 요소를 더함으로써 카드가 단순한 전자화폐를 넘어 개인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탈바꿈시켰다.

다음으로 Material. 카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재질은? 당연히 플라스틱이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금속계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티타늄으로 카드플레이트를 만들었다. ‘the Black'이라고 명칭 된 티타늄 카드는 상위 0.05% VVIP 고객을 위한 카드로 특별 고객의 품격에 맞는 새로운 경험을 창출해냈고 고객의 충성도 또한 높이는 결과를 얻었다.

마지막으로 Finish. 마감처리라고도 하는 Finish에서도 현대카드의 뛰어난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먼저 카드 옆면의 0.8mm까지 색상을 입혀 깊이감을 가공하였으며 Invisible Magnetic Strip을 이용하여 카드의 마그네틱을 안보이게 하여 지갑에 넣었을 때 앞, 뒷면 모두 동일하게 처리를 하였다. 이 외에도 투명 레이어 기법 처리, Holo Sheet Stamping 기법 처리 등의 기술력을 카드에 사용하였으며 ‘리퀴드 메탈 플레이트’라는 카드는 100% 수공업으로 제작되는 카드이다.

이처럼 현대카드 Design Lab은 단순한 카드에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화폐만큼 많이 사용하는 카드를 단순한 지불수단을 넘어 개인을 표현하고 패션아이템 혹은 액세서리의 일부인 오브제로 만들어 신용카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두 번째로 소개할 프로젝트는 ‘it water’ 프로젝트이다. it water는 환경과 지역사회 발전을 동시에 고려한 디자인 프로젝트로 생수병을 현대카드가 디자인한 프로젝트다. 갑자기 현대카드가 생수병을 디자인 한다는 말에 의문이 갔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게 된 배경은 현대카드가 콘서트, 강연 등을 하면서 물을 사용할 일이 많지만 마음에 드는 물을 고르지 못해서 직접 만들고자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이다. 앞에서 환경과 지역사회 발전을 동시에 고려했다고 언급했는데 그 이유는 해외에서 생수를 수입해오는 과정에서 엄청난 자원이 사용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북 영주의 생수공장(로진)에 디자인을 해주어 환경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함께 도모했다.

이제 it water의 디자인적 측면을 살펴보자. it water를 처음 본다면 이게 생수인지 화장품인지 헷갈릴 것이다.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 색상이 있으며 심플함 그 자체의 용기디자인을 보여준다. 용기를 세워 놓고 그림자를 보면 용기의 모양 때문에 그림자가 알파벳 소문자 ‘i’모양인데 it water의 i를 상징하면서도 참신한 아이디어에 다시 감탄하게 된다. 또한 쉽게 마시고 버려지는 생수 용기를 고급스럽게 디자인함으로써 용기가 버려지지 않고 재사용하거나 수집하는 효과 역시 환경적인 측면에서 좋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프로젝트는 이마트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행한 ‘오이스터(Oyster) 프로젝트’이다.

오이스터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주방용품을 현대카드에서 새롭게 디자인한 프로젝트다. 그렇다면 왜 프로젝트 이름이 ‘오이스터’일까? 굴은 성장하면서 성(性)이 바뀐다고 한다. 아직도 주방, 주방용품은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데 이를 디자인으로 탈바꿈 하려는 의도를 담은 프로젝트이다.

생활필수품인 주방용품. 하지만 우리는 주방용품을 구입하면서 디자인, 색 등을 따졌던가? 대부분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방용품을 머릿속에 떠올려보자. 빨간 고무장갑, 초록색의 스펀지 수세미, 촌스러운 색깔의 행주는 쭈글쭈글 널어져있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가? 현대카드 오이스터 프로젝트는 이러한 주방용품의 이미지를 180도 바꿔놓았다.

먼저 수세미를 보면 4가지 색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단순히 색을 넣은 것이 아니라 색깔마다 수세미의 용도가 다르다. ZERO, LIG-HT, MEDIUM, HEAVY로 수세미의 세척강도에 따라 구분되어있다.

다음은 오이스터 프로젝트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제품인 고무장갑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고무장갑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빨간색이다. 하지만 오이스터의 고무장갑은 오렌지, 네이비, 베이지색 3가지로 구성되어있는데 고무장갑의 디테일이 현대카드의 디자인답다.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설거지를 하는 도중에 고무장갑이 흘러내릴 일이 없으며 왼쪽의 팔목 부분에 시계모양이 양각처리가 되어있어서 웃음을 자아내는 센스를 보여준다.

이 외에도 격자도마, 앞치마, 행주, 그릇 등의 제품이 1차 라인업으로 선발되어 이마트에서 팔고 있으며 2차 라인업도 나올 예정이라니 굉장히 기대가 된다.

현대카드 오이스터 프로젝트는 생활필수품이지만 평소에 그냥 지나치거나 주목하지 않았던 주방용품을 디자인으로서 갖고 싶은 기호품으로 탈바꿈시켰으며 디자인 하나하나가 사용성과 디테일이 담겨있으며 소비자와 사용 환경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프로젝트였다. 내 생각에 현대카드는 오이스터 프로젝트를 통해 제품의 디자인에 보다 제품의 디테일이나 본질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주방이라는 환경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의 감성을 바꾸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고 생각한다.

 

 

DESIGN Without WORDS를 읽고 현대카드의 디자인이 체계적이고 이성적인 과정을 거쳐 나오는 결과물이란 것을 디자인의 디테일, 컬러선정, 재료선택, 프로젝트를 통한 지역사회 공헌 등의 여러 요소들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또한 현대카드의 디자인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현재 현대카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데에 큰 공헌을 한 것을 책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사진의 퀄리티도 높을 뿐만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것에 디자인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느낄 수 있는 책이라 모두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