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은 경험에서 온다


  사람은 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 시간은 때에 따라 과거, 현재, 미래로 나뉜다. 그 중에도 사람들은 '과거'에 많은 관심을 갖는데, 현재건 미래건 과거로 부터 영향을 받아서 인게 아닐까 싶다. 그와 관련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영화나 소설들이 수도 없이 등장했고 많은이들이 그런 작품들을 주목한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과거에 열광하는걸까? 그 이유로는 많은이들이 과거의 잘못을 지우고 싶어하는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가끔 '그 때 내가 왜 그랬을까, 그 때 그러지말고 이렇게 할걸..' 하는 후회를많이 하곤 한다. 이번에 접한 '내일'이라는 소설에도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사람들이 미치도록 후회하는 일이 있다면 기회가 충분하게 있었음에도 잡지 못하고  흘려보낸 것이다.' 이 소설 역시 주인공이 잊고 싶은 과거를 어떠한 계기로 인해 없애게 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들을 보여준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주인공은 절망에 빠진 채 과거를 회상하고 그리워한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얻게된 노트북의 메신져를 통해과거의 한 여인을 접하게 되고, 비극에서 벗어나고자 그녀에게 아내를 살려줄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그 과거엔 더 끔찍한 현실이 숨어있었고 사실을 알게된 여인은 주인공에게 조금이나마 적은 상처를 주기위해 아내를 살해하고 만다. 소설을 다 읽고 문득 든 생각이, 현재보다 더 끔찍한 현실이 기다리는 과거를 돌리고 싶어했던 주인공은 그러한 사실을 알았더라도 주인공은 과거를 지키길 원했을까? 나의 대답은 NO이다. 가령 내가 원치않는 시험결과를 얻었다하여 과거의 시험장 책상에 답안을 옮겨적어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가정하면 시험결과는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적발되어 오히려 화가 될 수가 있다. 주인공 역시 그랬을 것이고 대부분이 더 좋은 결과가 아니라면 현재를 택할 것이다. 물론 이런 얘기는 허구다. 아쉽더라도 사람들은 현재를 만족하며 살지 않는가. 다만 사람들은 이런류의 소설이나 영화들을 통해 그런 감정을 대신한다.


  이처럼 과거의 아쉬움을 대신해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나 신고 있는 신발도 시간에 따라 변한다. 이는 낡아서 변하는 것과 달리 시간에 따라 변하는 트랜드를 말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버리면 옛것이 되는것은 당연하다. 옛것과 새것이 분명한 '디자인'을 트랜드 중 하나로 생각해보면 제품을 예로 시간이 갈수록 디자인이 더 세련되고 새로워기 마련이다. 하지만 작은 제품에서도 사람들은 과거를 떠올리곤 한다.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만 봐도 그렇다. 2G폰의 시대가 가고 큰 화면이 대세인 스마트폰 시장의 한 가운데 폴더폰의 모습을 한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대중의 주목을 이끌었다. 폴더형 스마트폰의 사용대상은 아마도 중년층의 사용자, 즉 새로운 것을 바라지만 예전의 것이 더 편한 사람들일 것이다. 점점 작아지던 디지털카메라보다 덩치 크고 무거운 DSLR을 택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예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제품(디자인)에서 과거를 떠올리는 것일까? 이유는 앞에서 말했듯이 사람들이 지나간 과거를 아쉬워해서라고 생각한다. 지나간 과거는 상상속이 아니고서야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디자인은 예전의 것을 재현할 수 있고, 사람들의 아쉬움을 대신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감성디자인이란 한 사람의 기억을 (기억이라함은 과거이다) 떠올리게하는 것이라 정의하고 싶다. 어릴적 느꼈던 따뜻함, 며칠전 느꼈던 서늘함, 어젯밤 느꼈던 무서움, 모든 것이 사람의 감정이고 감성이 될 수 있다. 직접 느끼는 것이 아니더라도 올려다 본 하늘이나 울려퍼지는 새소리들도 하나의 감성이다. 감성은 이렇듯 대상에 따라 대상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이에겐 '감성디자인이다'라고 느껴질 수도 있고 어떤이에겐 아닐수도 있다는 말이다. 누군가에게 사과는 좋은 기억일지라도 백설공주에겐 독약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감성디자인을 하기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내가 말한대로라면 과거가 많아야한다. 과거가 많아야한다는 말은 어감이 좋지않으니 경험이라 하겠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여러 감정을 이해하고 여러 감성을 가진다는 말과 같다. 많은 경험들이 우리에게 많은 감성을 주고 그것을 다시 표현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지금 느끼는 피곤함도 재밌게도 몇 초 뒤면 과거의 감정이고 감성이 된다. 지금 보고있는 눈앞의 흐릿해진 키보드도 나에겐 하나의 감성디자인 제품이 될 수 있다. 매순간을 기억하고, 과거를 한번 되돌아보자.



참고문헌

기욤뮈소, 『내일』,  양영란 역, 밝은세상,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