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주제 : 이미지 문화 비판
과목명_ 물질문화론 / 담당교수_ 채승진 / 제출일_20070226
발표자_ 이준원 0393057

"Open your eyes."

얼마 전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대비 초고속 인터넷 보급율이 전세계 2위(아이슬란드가 1위)라고 한다. 그 외에 휴대 단말기 보급율 또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우리 주변엔 직장이든, 학교든, 가정이든 어디서나 컴퓨터가 있고 인터넷으로 연결 되어 있다. 그런데 인터넷창을 띄우면 거의 대부분 공통적으로 뜨는 창이 있다. 바로 녹색의 'NAVER'다. 마치 자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 해 줄 것처럼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친근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제 그것은 마치 사람들을 최면에 빠뜨려서 삼켜버리는 숲과 같이 느껴진다. 물론 처음부터 사실을 알았던 것은 아니다. 한때는 그도 편리한 검색기능과 지식인 이라는 새로운 방법, 뉴스와 볼거리들을 제공하는 편리한 친구였다. 하지만 이제 네이버는 시장 점유율 70%를 넘어섰다. 포털 싸이트계의 독보적 존재라 할 수 있다. 녹색 글자가 뜨는 순간 사람들은 마치 최면에 걸린 듯 자신이 무엇때문에 컴퓨터를 켰는지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창을 열었는지 조차 잊어버린 채 네이버의 마수 속에서 허우적 거린다. 현란하게 넘어가는 이미지 속에 국내 연예인들의 근황이며 헐리웃 배우 파경설,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 등등. 계속 된 클릭의 끝에 남은 것은 목적의식 상실과 허무함이다. 이 쯤 되면 정보의 바다에 빠진다기 보다 거짓과 환상의 늪에 빠져 익사하기 직전에 이르른 것이다. 휴대전화는 또 어떤가.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하는 일이 휴대전화 알람 끄는 일이요, 시간 확인하는 일이다. 언제 어디서나 문자 메세지를 날리고 사진을 찍어 멀티 메일도 보낸다. 한 시도 이 녀석을 몸에서 떨어뜨려 놓고는 불안해서 살 수 없는 지경이 되지 않았는가.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다니엘 부어스틴의 '이미지와 환상'에서 그 해답을 찾아 보기로 했다. 이미지와 환상은 매체가 보여주는 이미지와 의미 왜곡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책은 벌써 40여 년 전에 출간되었지만 지금의 한국사회에 여전히 유효한 내용이다. 현실과 환상 사이에의 괴리는 계속 되고 있고 다양한 언론 매체의 등장으로 인해 이미지를 통한 왜곡은 더욱 정교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환상을 믿고 또 찾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너무나 많은 것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우리 기대는 너무 과도하다는 것. 우리는 우리자신을 속이고, 우리 삶을 우리 스스로 방해하는 전례없는 시기를 맞고 있다. 우리들은 환상을 요구하고 환상을 사고 있다. 그 환상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환상을 맏고 찾는 이유도 이런 과도한 기대라는 심리현상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신문을 펼치면서, 라디오를 켜면서 중대한 사건이 터졌기를 기대하는것? 예전 사람들이 그러했다면 지금은 인터넷 창을 켜는 동시에 우리 마음속엔 오늘은 어떤 흥미로운 사건이 있을까 어떤 볼거리가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우리를 스스로 얽매어 가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이 중시하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 진실처럼 보이는가 하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는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진실이 될 수 있고 이런 세상에서는 사물을 진실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 촉망받는다. 이것은 원래 있었던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없는 진실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부어스틴은 언론에 이름을 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으키는 사건에 대해 말한다. 시상식, 증정식, 기자회견, 판촉행사 등이 그 예이다. 이미지를 만들어 팔기 위해 벌이는 모든 인위적인 행위가 곧 가짜 사건이라고 하는데 오늘 날 이런 예는 부지기수다. 방송매체에 나오는 행사들 거의 다 이러한 사건이다. 또한 그는 하나의 가짜 사건은 연관된 다른 가짜 사건을 또 부추기고 증폭하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언론 플레이는 또 다른 언론 플레이를 낳고, 우리가 한 스타를 숭배하면 다른 스타의 출현을 끝없이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가짜 사건은 다른 분야로까지 계속 이어져서 가짜 여행, 가짜 베스트셀러, 가짜 광고, 가짜 현실, 가짜 이미지, 가짜 예술 등으로 전체 사회에 퍼지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갈망하는 방향으로 사물에 대해 표현하는 심리적 특성이 있다고 한다. 부어스틴은 이것을 자기 만족적 예언이라고 했으며, 사람들이 자기가 기대하는 방향으로 사물에 대한 희망을 표현한 것이 바로 이미지라고 보았다. 2002년 월드컵의 열기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광란의 도가니였다. 외국에서도 이상한 사회현상으로 자주 소개될 정도 였으니 말이다. 결국 이 사건은 사람들의 과도한 기대심리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특정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기사거리는 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더 자극적이고 새로운 기사를 원한다. 언론은 이러한 사람들의 기대심리에 부합해 아무것도 아닌 일을 엄청난 기사로 둔갑시킨다. 이 일은 큰 돈이 되기 때문에 더욱 더 정교하고 전문적으로 행해진다. 특히 이미지라는 허상에 가려 진실이 왜곡된 대표적인 경우로 저자가 예를 든 여행에 관련해서 큰 공감이 갔다. 과거에 여행이란 고행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여행은 돈을 주면 즐길 수 있는 관광으로 전락해버렸다. ‘유명 관광지’라고 소문난 곳은 본래의 의미를 잃고 관람하기 위한 객체로 전락했다. 여행이 관광으로 변한 것. 지루하고 낮익은 것을 떠나 이국적인 것들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그리고 모든 행동이 통제되며 단순히 제공하는 것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수동적인 형태가 된 것이다. 즐거움과 재미만을 위해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가짜 사건만을 수용하게 되고 여행객들을 위한 가짜 사건들이 넘친다. 거기에다 가이드의 등장으로 손쉽게 가짜 사건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여행자 보험으로 안전함과 피해 보상의 약속을 받았으니 얼마다 더 편할 수 있을까. 대중매체가 사회에 유통되는 정보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구조상, 가짜 사건의 증가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부어스틴은 민주시민들이 꼭 알아야 할 것들은 늘어나고 알 수 있는 것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이미지의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한시 바삐 그 환상에서 깨라고 말한다.
'Open your eyes'라는 제목의 영화의 시작은 바로 오픈유어아이즈.. 란 속삭임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잠에서 깬다. 하지만 주인공은 꿈에서는 현실을 향하고, 현실에서는 꿈으로 향하는 무엇이 진실인지 알수 없는 세계를 헤맨다. 그가 눈을 떠도 그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다. 그는 꿈에 안주하라는 달콤한 속삭임을 뿌리치고 결국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결단을 내리고 마침내 진짜 현실로 돌아온다. 우리도 이제 눈을 떠야 할 시기다. 우리는 이미지와 실체를 좀 더 명확하게 구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환상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걸어가기 위해서는 확실히 깨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이 어딘지를 결정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실체인지 무엇이 이미지인지조차 모르게 되면 주객전도의 정체성을 잃은 가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이미지를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