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문화연구회 편 (최항섭, 김현주, 윤지영, 이기현, 이병혁, 김인경, 엄한진)
일상문화읽기 (자기성찰의 사회학③), 나남출판_2004
물질문화론, 채승진 교수님, 20070221
국민철_0293053

1.한국사회의 과시적 문화: 명품소비 분석을 중심으로
명품의 의미는 그 교환가치와 상징가치에서 사치스럽고 고급스럽다고 사회의 일반적 인정을 받은 과시적 성격을 지닌 재화를 말한다. 과거에서는 주로 비상류층과는 구분된 상류층에서만 구매하는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현재는 비상류층도 상류층을 모방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층에서 뚜렷한 소비를 보인다. 명품을 구입하는 장소는 주로 고급이미지를 구축한 백화점이며, 특히 강남 압구정동 부근의 명품관이 구매의 대표적 공간이다.

명품이 인기가 있는 이유로는,
1)상징적 가치가 높은 재화에 대한 소유욕구의 재생산이다. 라깡의 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욕망은 상상계(욕망의 대상을 실제라고 믿고 다가가는 과정), 상징계(대상을 얻는 순간), 실재계(여전히 욕망이 남아 다음 대상을 찾아 나서는 과정)로 나뉘어 지는데 이는 원하던 명품을 샀지만 또 다른 명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과정을 설명한다. 또한 보들리야르의 ‘수집물 통일의 원칙’을 들 수 있다. 명품의 상징을 즐기게 되면 다른 평범한 물건을 살 수 없게 되고, 명품만을 다시 소비하게 된다.
2)일치의 욕구인데 주로 비상류층이 명품구매에 뛰어들고 있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호만스의 분배정의이론에 의해 자신과 다른 사람의 지위가 동일한 위계순위에 있지 못할 때 분배정의가 주는 사회적 확신감을 상실하고 이를 회복하고자 소비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남들처럼 사는 것 정도는 사야 돼는’ 그런 소비행위를 말한다.
3)과시의 욕구를 들 수 있다. 이는 사회구성원들이 익명으로 존재하는 상태에서 상류층이 자신의 지위와 부를 과시하기 위한 명품구매의 대표적 원인이다.
4)명품 자체의 미적욕구.
5)비상류층에서 자신의 가치를 명품의 가치를 일치시켜 상승시키고 대접받고 싶은 욕구.
6)미디어에서 보여 지는 고급스러운 연예인의 대한 동경.
7)상류층간의 연결망 형성과 유지의 필요성 들이 명품의 인기의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명품의 인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으로는,
긍정적 인식에서는 외양의 사회에서는 당연하다는 인식, 오래 쓸 수 있어 합리적 구매행위라는 인식이 있었다. 계층적으론 상류층에서는 명품소비는 필요한 일이며 명품 구매 행위를 비난하는 이들을 보고 그들도 사고 싶지만 살 수 없는 질투심과 열등감의 표현일 뿐이라는 비판이 있었고, 비상류층에서는 상류층을 열망하고 따라하는 것은 당연하며 명품을 통한 문화적 권력을 상류층만이 독점하지 않게 한다는 긍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부정적 사회적 인식에서는 중독성 있다는 비판, 일종의 정신이상 같은 낭비행위라는 비판이 있었다. 계층적으론 상류층의 구매행위는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이 있었고, 비상류층의 명품구매 행위에 대해서는 분수도 모르는 행위라고 강한 비판이 나왔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아직 강한 집단적 동질성이 그 집단의 성원에게 요구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같은 명품소비에 대한 연구는 소비사회에서의 계층간의 배제와 모방이라는 상징적 갈등을 설명해준다.


2.여성흡연과 사회적 시선
여성흡연이 논리적으로는 개인의 기호이자 선택의 문제로 이야기되면서 심정적으로는 심히 거북스럽고 불쾌한 행위로 인식되는 현상에 대해 논의하도록 한다.

흡연행위는 생리적 욕구로서 흡연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욕망으로서의 흡연이라는 점에서 여자가 담배를 피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에 내성화되어 있는 남성적 시선과 권력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는 유럽 여성들 가운데 전통적 여성에서 해방된 나라에 사는 여성의 경우 흡연의 가능성도 더 높다는 사실에서 더욱 알 수 있다.

여성의 첫 흡연은 남자들의 동조의식이나 공감대 형성으로 인한 첫 흡연과는 좀 다르게 개인적인 불안감이나 호기심,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동기화(금연하도록 협박용 맞대응 담배) 등에 좀더 비중이 크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도 사회적 시선으로 흡연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같이 담배 필 수 있는 친구가 생길 경우 서로 동지의식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남자와 같이 사회적 상호작용구조안에서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남성들이 여성의 경우 금연을 권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가 된다는 건강론적인 이유인데 사실은 이보다 감정적인 개입이 무척이나 강조된다. 남성이 여성흡연에 대해서 수용적일 경우는 대중매체가 그리는 여성 흡연의 이미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고급과 저급의 양극화 현상이 보인다. 예를 들면 창부의 천박함과 뉴요커의 당당함이다.

여성 흡연의 다양한 이미지는 소속 집단이나 계층의 상이성의 차이보다는 흡연여성의 옷차림과 소품, 흡연 장소, 몸짓의 실루엣, 흡연 대면 상대, 흡연행위의 도발성 여부 등의 정황적 요소가 의미 있게 작용된다. 여성은 흡연을 드러내는 자체가 일종의 ‘커밍아웃’행위가 되는데 자신을 드러내는 솔직해지는 과정이 된다. 이 같은 경우 적어도 의도될 경우에는 정황에 의해서 타인의 시선에 실제로 전달된 메시지 효과에 상관없이 자신이 전하고자하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사회에서 현실적인 여성흡연의 권리는 카페와 같은 한정된 공간에서 여성의 흡연이 확보된 일종의 완충지대의 자유를 보이는 반면 반대로 여성이 열린 공간에서 ‘길담’을 시도하기엔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 또한 서구적인 근대와 혁신을 동양적인 봉건과 전통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 서양여자의 흡연과 동양여자의 흡연을 차별적으로 인식한다. 이런 문화적 이질성은 점차 융합되고 있다.

흡연 여성에 대해서 사회는 부모나, 형제자매, 배우자와 같이 ‘의미 있는 타자’에 속해있는 사람들은 감시와 처벌의 기제를 사용한다. 또한 회유와 경고의 기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통의 흡연여성들은 자기검열과 관리의 기제를 사용해서 의식적이든지 무의식적이든지 조심한다. 의식적으로 여성흡연을 수용한다는 남성들도 양해와 허락의 기제를 요구한다. 이는 아직 여성흡연에 대한 갈등의 양상이 남녀평등을 지향하는 여러 제도적 변화의 뒤안길에서 가부장적 위계와 기득권의식이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드러낸다. 흡연은 권리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의 문제이다.


3.휴대폰 이용과 나르시스 사회
미디어는 한 사회의 가치와 욕구를 반영하는 결정적인 매개체이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결국 ‘어떻게 하면 가장 멀리 그리고 가장 빠르게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을까’로 귀결된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개인이 능동적으로 개입하고 메시지를 통제하며 이동 중에도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상태를 유지하고 다양한 수단들을 휴대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는데 휴대폰은 이와 같은 요소를 내포하고 사회적 쟁점을 포괄하는 미디어로 논의된다. 일상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써 사회적 상호작용과 휴대폰의 사회화 과정을 통해 현대인의 정체성의 문제를 논의한다.

휴대폰을 이용하는 우리는 메시지의 ‘수용자’이기보다는 도구의 ‘이용자’이다. 휴대폰과 이용자의 일상적 관계에서 ‘커뮤니케이션하다’라는 동사는 어원적으로 “communion"에서 유래했으며 공통된 것을 뜻하는 "com"과 하나가 된다는 뜻을 지닌 "union"의 합성어로 생성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사회적 관계를 위해 무언가를 교환하는 것으로 정보가 아니어도 성립된다.

사회적, 공간적 맥락에서 휴대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문자메시지이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자신이 유리한 구도로 가져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면대면 상호작용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야하는 사회적 맥락의 긴장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게다가 낯선 공간에서 장소의 구애 없이 상대방이 무슨 일을 하고 있든지 문자메시지는 부담 없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에 공간적 맥락도 극복 가능하다. 이는 반대로는 서로간의 공간을 통제 하고자는 욕구가 강해져 공간적 제약이 심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위치추적과 같은 것이다.

사회화 과정을 통해서 휴대폰은 사회적 규칙과 습관들을 생산해낸다. 미시적 관점에서 보면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문자로 답을 보내는 일종의 규칙처럼 정형화 되고, 반대로 문자메시지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일 경우 음성통화로 답변하면서 다른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요구하게 되는 여러 규범과 습관들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또한 면대면 상황의 커뮤니케이션은 대화를 비롯한 많은 감성적인 제스처를 보이게 되는데 이는 문자메시지에서 구현이 어렵기에 새로운 ‘이모티콘’과 같은 감성표현을 만들어낸다. 거시적 관점에서 PC통신의 정보화의 교류나 프랑스 미니텔로즈의 오프라인 만남의 매개체와 같이 사회적 가치와 대중의 잠재적인 욕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이런 사회화 과정을 통해 시대적 상징과 기호들의 사회적 작용을 더욱 강화하거나 극단화하는 역할을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욕구와 정체성의 관계를 논의하고자한다. 휴대폰의 소유의 가장 큰 이유는 타인과 항시적으로 연결될 수단이다. 하지만 휴대폰의 경우 자신을 표현하는 매체가 되었기에 디자인과 같은 외형에도 신경을 쓰게 된다. 또한 다른 다양한 기능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는데 카메라폰에서와 같이 자신의 사진을 찍어 자신을 기록한 이미지를 전송하는 행위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 받고 싶어 하며 설정하고 전달된 자아를 피드백 받고자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욕구를 드러낸다.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관계가 형성, 유지되고 도태되는 과정을 통해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타인은 나를 정의한다. 대인간의 상호작용이 정체성의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휴대폰은 대인관계를 독자적으로 형성시킬 수 는 없고 기존의 대인관계를 관리할 뿐이다. 하지만 핸드폰을 수단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관리될 때 가까운 인적 공동체는 공감대를 원칙으로 더욱더 편하고 친한 나르시스 사회를 구조화한다. 나르시스즘은 서로 같은 생활 범주 안에 있으며 공감대를 형성시킬 수 있는 소수집단의 관계는 더욱 응집시키고 서로 다른 집단들 간의 관계는 희석시키는 현상을 내포하는 개념이다. 닮은꼴의 구성원들을 선호하며 교감과 공유를 통해 안정감을 느끼며 자아를 매만지는 것이 나르시스 사회이다. 휴대폰은 이런 욕구를 충실히 충족시켜준다.

오이디푸스에서는 자아를 인식하는 상상의 공간과 상징적 공간을 구분되는데 상징적공간은 일인칭과 이인칭, 3인칭이 공존하는 사회, 즉 공통과 구별이 공존하는 사회를 상징적으로 함의한다. 나르시스 현상은 오이디푸스의 일차원적인 자아인식 단계, 즉 ‘상상의 세계’와 흡사하며 이용자가 타인과 이원적 관계, 즉 상상의 세계를 더욱 몰입하게 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작용한다.

휴대폰의 이용은 단순한 의사소통과정이 아니며 사회적 산물이자 사회적 의미를 함축하는 코드로서 읽혀야 된다.


4.공간의 소비와 일상의 동학: 도시공간과 정보공간의 아날로지
도시공간은 사회적 산물이다. 형태학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사회적 활동을 단순히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사회적 활동에 통합되고 그 과정에 개입한다. 또한 도시공간은 특정한 환경과 분위기를 창출한다. 사람들의 활동을 일정한 질서와 틀 속에 이루어지게 한다. 마지막으로 도시공간은 그 자체가 일종의 게임과 투기와 경쟁의 대상이 된다. 부동산 투기, 혐오시설반대, 주차 공간 등을 들 수 있다. 사회적 산물로서 도시공간은 인간 활동과의 교섭을 통해 독특한 환경을 창출하며, 그 활동 자체의 목적과 대상이 되기도 한다.

현대사회의 특징으로 기든스의 경우 시간과 공간의 분리를 지적하고 있는데 위치구속성에서 벗어난 현대인들이 교통과 통신으로 시간과 장소의 특수성에 구애 받지 않은 대신 공간적 사회적 정체성 위기가 초래했다. 또한 현재는 정보공간 또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가상적 공간의 확장을 통해서 사회학적으로 물리적인 공간과 가상공간이 공존하는 형태이다.

우리의 일상적 활동은 도시공간이라는 원천적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다. 근래에 와서 이런 한계를 잠식하며 정보공간이 일상적 공간 안에서 하나의 가상적 영역을 구축하게 된다. 업무로 컴퓨터를 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도시공간과 정보공간을 비교한다면 첫째, 상호작용의 상동성(homologie)을 지적할 수 있다. 상호작용 본질적인 속성이나 인간 활동의 맥락에서의 유사성이다. 둘째, 정보공간은 원칙적으로 물리적 공간, 즉 도시공간의 복제를 지향한다. 정보공간의 대부분의 용어들이 물리적 공간의 개념을 차용하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마지막으로 도시공간과 정보공간의 유사성은 이들이 행하는 억압성의 차원에서도 이해된다. 도시공간 안에서는 구획되고 정비된 계획된 공간의 용도에 따라 개인의 활동이 정형화된다. 마찬가지로 정보공간 안에서도 정보를 얻기 위해 일정한 제약의 요소가 있다. 이는 가입절차나 개인정보의 입력, 프로그램 설치, 무작정 검색에 의존할 뿐이고 원하는 정보를 반드시 얻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형태학적으로 유사점을 보이지만 차이점도 존재한다. 본질적인 공간의 차이는 도시공간은 선택적인 공간의 배치(극장, 카페)가 이루어지지만, 정보공간은 기본적인 공간의 특성과 상관없이 무한한 공간의 조합(쇼핑몰과 영화관람, 음악과 정보검색)이 가능하다. 하지만 모두 일상적 소비의 공간이다.

도시공간은 정체된 공간이 아니라 시간적 순환으로 인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한다. 낮에는 업무 공간 이였던 곳이 밤에는 유흥가로 변하는 것이 예이다. 정보공간에서 공간의 변화가 특징적으로 잘 드러나는데 활동하는 그자체가 항해이며 일상적 활동의 영역과 한계, 시간의 제약까지 초월한다. 이처럼 공간의 동학이 유동적인데 정보 기술의 발달이 도시공간의 형성이나 구조화와 관련되고, 또 다른 유형의 도시구조를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도시공간이건 정보공간이건 일상적 공간의 소비는 몇 가지의 정형화된 방식을 벗어나지 않는다. 첫째, ‘보기’가 있다. 공간은 시각적 대상이 된다. 둘째, ‘걷기’와‘이동’이 있다. 정보공간에서는 검색과 ‘항해’가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공간의 소비는 상징과 상상을 배제하고 설명될 수 없다. 이 같은 작용으로 공간적 일탈과 도피에 대한 욕구를 저렴하게 해결한다. 이는 공간의 제약의 경계를 벗어나게 해준다는 것을 뜻한다.

도시공간이나 정보공간은 모두 사회공간의 다양한 형태이기에 관리는 중요하다. 정보공간이 일상성 안에서 관리가 가능한 반면 도시공간은 도시계획이나 토지이용이라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국가적으로 합리적인 구획과 관리가 필요하다.


5.대구지하철 방화자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접근
방화자의 신상은 이름은 김대한(K씨), 56세 남성, 무직, 가족은 부인과 1남 1녀, 택시기사 일을 하다가 1999~2002 8월까지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2001년 4월에는 중풍까지 겹쳐 ‘뇌병변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우울증이 심했으며 결국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2분경 범죄를 저질렀다.

우울증은 정신분석학에서는 인간성장과정에 잠재해 있는 일반적 증후로 보며, 특별한 임상구조의 하나로 보고 있지는 않다. 클라인의 메타심리학에서는 우울증을 우울증적 위치로 표현한다.

태아가 자아를 가지게 되고 우울증적 위치의 특징적인 ‘장소’에서 즉, 어머니의 자궁 안에 있다가 대상의 상실이란 상황이 다가오면 불안감에 빠지고 우울증을 초래하게 된다. 이는 학대불안의 지속, 무능, 향수, 사랑의 의존과 근접성, 증오의 의존과 근접성 때문이다. 이후 성인이 될 때까지도 우울증의 원천이 된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 몇 가지의 방법을 언급한다.

1)조울증적 방어기제: 찬양으로 이상화시키고 전적인 경멸에 의해서 평가 절하한다.
2)도피적 방어들: 내적인 ‘좋은’대상들을 향한 도피(정신병, 자페증) / 외적인 좋은 대상들을 향한 도피(신경증에서 반복되는 사랑의 상태)
3)회복 또는 복원: 우울증적 위치의 진정한 극복은 상실의 수용조건인 ‘애도 작업’이다. 애도는 자신의 고통을 불러일으켜서 재건하는 치료의 과정이다.
K씨의 경우 내적세계의 재구성, 즉 애도작업에 실패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증오를 축척해 왔으며 “혼자 죽기 억울해서, 다른 사람과 같이 죽기 위해 불을 질렀다”는 말에서 죽음에 대한 강박신경증을 추론할 수 있다.

라깡은 프로이트의 진단범주들을 합리화하고 체계화해서, 신경증과 정신병, 성도착증이란 세 범주로 나뉘었는데 이는 연속선상의 차원적 체계라기보다는 오히려 불연속적 범주분류체계이다.
구 분 구별방법 임상구조
신경증 억압작용에 의해 강박신경증, 히스테리
정신병 폐제작용에 의해 편집증, 정신분열증, 조울정신병
성도착증 부인작용에 의해 절편음란증, 의상도착증, 동성애, 절시증, 가학증, 피학증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을 넘어선 단어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신경증적이라고 규정한다. 라깡의 알기를 원치 않는 ‘무지의 열정’이란 환자들의 증상의 원인이 되는 것인데 고통과 조우하기 보단 회피하려는 것을 뜻한다. K씨의 “자포자기하는 언동과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었다.”는 것은 신경질환자들이 처하는 의사 전달의 언어의 부적절함을 알고 자꾸 앞뒤가 맞지 않는 자신의 대한 괴로움을 말한다. 또한 병원을 불 지르겠다고 말한 데서 신경증에서 보이는 불확실성으로부터 의심을 품는 사회적 불신이 보인다.

강박증환자들은 자신의 욕망에 대한 환상뿐만 아니라 대타자(가족, 부모 등)의 욕망에 대한 환상까지 품고 있어 이 모든 걸 만족시키려고 하기에 충족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에는 자신들의 욕망에 관련된 모든 것을 회피하고 말살시키면서 내가 죽어있는지 살아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사건당일 까지 K씨가 무엇을 할지 몰랐던 가족의 경우를 봐서 가족에 대해서는 순종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축척된 욕망의 긴장을 감소시키기 위해 폭력적으로 변하기에 이르고 방화사건을 저지르게 됐다.

‘신경증적인 전이’라는 개념은 분석가에 대한 환자의 관계를 가리킨다. 환자는 자신의 무지로 인해 ‘안다고 여겨진 주체’에게 다가가며 이는 심리치료의 해결책이 된다. K씨의 경우 약물치료에 치우쳤을 가능성이 높아 말에 의한 진단과 전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었다. 이 과정은 정신분석의 마지막 단계로써 환자 자신은 이미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모든 해답을 탐구해봤기에 분석가의 해결책의 수행에 대한 허락을 받고자 한다는 것이다. K씨는 이 기회를 갖지 못했고 부정적 전이, 또는 전이의 부재로 분신자살이라는 ‘행위로의 통과’를 감행케 된다.

한국사회는 K씨의 행위에서 지하철 안전시설의 관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정신분석학적 접근을 통해서 이 장애를 치료해야 할 것이다.


6.모방소비의 일상화: 모조명품구매행위를 중심으로
모조명품 의미는 ‘짝퉁’(‘가짜’의 은어인 ‘짜가’ +모조품공장이나 명품업체 하청업체에서 불법적으로 흘러온 의미인 ‘퉁겨온’의 합성어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부르는 명품의 불법복제품이다. 그리고 보보스(bobos)족이 명품족을 부르는 칭호라면 이와는 반대로 모모스(momos)족이란 신조어가 생겼는데, ‘모두가 빚 모두가 가짜’라는 뜻이다.

모조명품의 생산과 유통은 대부분 중국, 홍콩, 대만 등지에서 생산되어 한국으로 밀수입 되는 경우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모조평품은 진품을 가지진 못하지만 가진듯한 모습을 보이고 싶은 욕구가 일차적으로 유통을 증가시키지만 판매마진이 높다는 이유도 크다.

모조명품의 구매경로는 주로 동대문의 재래시장이다. 모조명품에도 급이 있는데 C급은 리어카에서 팔며 조악한 디자인으로 단속을 벌이지 않는다. B급은 동대문의 종합의류상가 안에서 판매한다. 반면에 A급은 대부분 명품업체의 하청업체에서 발생한 불량품으로 사실상 거의 다르지 않기에 정가 1/3의 가격으로 불법적으로 유통된다. 이는 단속이 심하기 때문에 길거리의 속칭 ‘삐끼’에 의해 지하매장으로 이동 비밀리에 구입된다.

모조명품의 소비는 이미 일상화되었다. 설문조사에 참가한 대학생의 62.4%가 구입한 경험이 있었다. 모조명품구매가 한국사회에서 일상화된 이유로는 첫째, 대리만족이다. 가지고 싶지만 못할 때 현실적인 대안으로 모조명품을 구입한다. 둘째, 어풀루엔자(Affluenza)이다. 유행처럼 모방행위가 이루어지는데 집단의 구성원들은 많은 생각 없이 그냥 따라간다. 셋째, 체면치레이다. 보통 상류전문직업을 가진 남성이 이에 해당되는데 비싼 가격으로 사고 싶지는 않지만 체면치레로 사게 된다.

모조명품의 일상화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 인식에서는 합리적이고 경제적 조건에의 순응이라는 인식이 있다. 부정적 인식에서는 모조명품을 사기 전보다 상류층에 대한 열등감이 더할 것이며 모조명품 구매자들의 획일성을 가져온다. 또한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을 지닌다는 비판과 명품구매자들이 말하는 모조 명품구매의 비합리적이란 인식이 있다.

사람들은 계층상승의 욕구가 강하고 대다수가 명품을 선호하지만 모조명품의 경우는 선호경향을 찾기 어렵다. 명품소유자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멋있어 보인다고 대답했지만 모조명품소유자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부끄럽다는 대답이 많았다.

명품선호도와 모조명품선호도를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1)명품을 소유하는 것에 대해 멋지다고 생각할 수 록 모조명품을 소유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한다. 2)계층>거주지>성>나이순으로 명품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다.
3)계층>나이>거주지>성순으로 모조명품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다.

모조명품과 명품의 질의 차이는 태그나 안감 이음새와 박음질 보증서와 라벨 등으로 구분한다. 가치를 비교하면 명품은 중고판매와 같은 일대기적 성격을 지니는데 모조명품은 불가능하다. 구매층은 경제적자본과 문화적자본의 여부에 따라 구매하는 성격이 다르다. 예들 들면 문화적 자본은 충분한데 경제적 자본이 적은 이들은 대학교수를 들 수 있는데 이들은 명품을 사치재로 파악하고 구입이 거의 없다. 반대로 문화적 자본이 적고 경제적 자본이 많은 이들은 신흥부자로 들 수 있는데 명품구매에 적극적인 계층이다. 모조명품의 구매빈도가 높은 계층은 문화적자본과 경제적자본이 모두 부족한 계층이다. 구매공간을 비교한다면 명품은 환상을 심어주는 곳이기에 서비스와 화려한 매장을 볼 수 있지만 모조명품은 망상을 심어주는 곳이기에 장소의 관계없이 판매원만 있으면 된다.

이를 통해 한국의 계층간의 문화적 갈등에 실제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7.글쓰기와 글쓰기 공간의 문화적 탐험
역사적으로 문자가 인간의 기억된 이미지를 죽이고, 인쇄술이 교회의 석판을 죽이고, 더 나아가 문자코드를 완벽하게 죽이는 디지털코드라는 단순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아니라, 무언가는 사회 안에서 다른 무엇과 상호작용하면서 변화한다는 것이다. 컴퓨터로 하여금 문자를 타자치는 행위가 결코 글 쓰는 행위를 없애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의 변화와 문화는 정보기술과 함께 글쓰기에서 본질적인 것이 변화되었다고 지적하는 플루서는 그것을 ‘프로그래밍’이라 명명하게 된다. 오르베츠르트 볼츠에 의해서는 글쓰기 역시 디자인의 특수한 경우라고 한다. 현대의 컴퓨터가 생산의 역할을 하는 환경에서 글을 쓰는 것은 프로그래밍이 되며, 나아가 디자인이 되는 것이다.

글쓰기의 기능으로,
1)인간의 기억력을 보완하는 기억기능이다.
2)쓰기가 거리를 만들어내는 매개체라는 의미에서 쓰기의 격리기능이다.
3)안정되고 눈에 보인다는 의미에서 구체화하는 기능이다.
4)쓰기의 사회통제 기능이다.
5)수신자와 발신자 사이의 의사전달을 위한 쓰기의 상호작용기능이다.
6)몇몇 유형의 예술에서 보이는 필수적 쓰기는 미학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글쓰기를 통해 공간에 위에 언어로 채워지게 되어 이미지가 되며 사고가 되는 것이다. 글을 쓰는 이유는 사라져버리는 사고를 남기기 위한 행위이다. 글은 또한 읽는 것만으로 이미지 없이도 상상할 수 있는 행위를 가능케 한다.

정보기술은 텍스트의 생산에 개입하고 있다. 사이버문학이 대표적인 예이다. 컴퓨터 처리로 도입되는 변화는 상호작용적 글쓰기의 면모를 더욱 구체적으로 하여 이동성, 즉시성, 계산성, 재생산성이라는 새로운 양식을 정당화한다. 또한 여러 종류의 텍스트를 동시에 장소의 구별 없이 창에 올릴 수 있다.

글쓰기일 경우 수정과 그에 따른 고찰하는 행위를 통해 학술적 독서를 했으나 컴퓨터는 자르기와 붙이기가 가능하다. 이와 같은 경우 육필원고가 사라질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컴퓨터로 작업한 원고를 프린트해서 작가 자신이 손으로 교정을 본 후 다시 최종본으로 수정하기 때문에 글쓰기의 흔적을 남길 수 있다.

창작의 본질이란 글쓰기 도구, 즉 글이 펼쳐지는 공간이 바뀐다고 해도 창작의 본질과 함께 독서의 본질 역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야한다. 기술에 따른 도구의 변화는 컴퓨터 화면이라는 공간 때문에 종이라는 공간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파괴적 의미보다는 열린 텍스트의 역동성이 강화되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어야 한다.


8.‘종교의 민족화’ 현상과 한국 종교
근대국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과거 봉건주의적 절대주의 국가에서 바로 민주주의로 넘어가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중앙정치권력 간의 사회계약이라는 원리에서 파생된 시민성개념도 사실 소수의 유산자 계급에만 해당되는 것 이였기에 피지배계층은 봉건주의적 속박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그들에게 소유되거나 점유됐고 기존의 공동체적 유대도 깨진 상태에서 민주주의의 유보를 정당화할 수 있는 보다 상의의 이념을 필요로 했다. 그 결과 민족주의라는 이념을 가진 국가를 형성하게 되었다.

민족국가의 형성과정에서 정부는 종교를 정치적으로 ‘민족’이라는 대의에 종속된 형태로 이용하였다. 정치권력의 정당화 기제로, 사회통합의 주요 기제로 사용된 종교는 민족교회의 창설로 이어졌고 로마 카톨릭을 벗어난 좀더 자율성이 신장된 교회가 됐음을 의미한다. 국가의 민족화 과정에서 종교적 개념과 종교적 장소를 빌려왔으며 정치적 요소와 종교적 요소가 서로 상호 침투되는 현상은 유럽과 미국 어느 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렇게 종교로 근대국가의 가장 중요한 토대를 이루어냈다.

여기서 말하는 정체성이란 개인이나 집단이 무언가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종교적, 민족적 정체성의 부상은 사회변동에 대한 대응의 측면을 지니기 때문에 정치적 성격의 종교운동, 민족해방운동, 극우주의 등 정치사회운동의 형태로 나타난다. 또한 최근의 정체성운동 역시 세계화로 상징되는 세계 정치․경제 질서의 변동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세계화 시대 종교-민족관계는 정체성의 운동의 형태로 재구성, 부활하고 있다. 이 두 요소가 결합될 때 정체성에 기반을 둔 정치사회운동은 강화되고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처럼 정체성의 형성이나 부활이 동시에 종족적 차원과 종교적 차원을 지닐 때 그 과정이 강화된다. 그 이념적 사례가 유대인과 아르메니아인들의 경우이다. 종교와 민족의 결합은 계보의 재구성 작업이란 형태를 띠는데 이것에 대한 집착과 추구는 연속성과 공통의 기억에 기반을 두는 두 요소 간의 친화성으로 설명이 된다. 전통적인 종교의 정체성의 윤리화 경향을 들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조선시대의 유교의 채택과 불교의 유래 없는 억압에 따른 유교, 불교, 무교, 도교의 다종교적인 상황, 혼합주의적 민족종교의 대두, 비 기독교국 일본의 식민지 지배, 그 이후 기독교국가인 미국에의 종속이 결국 어느 한 종교도 우리 민족과 문화를 대표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게 됐다. 일제시대를 보면 당시 민족운동은 많은 유학자들, 동학, 개신교 등 종교와 관련된 것이 있었다. 그러나 종교가 타종교와 공존, 협력하며 민족문화에 결합되었기에 체계화된 민족종교라는 것이 성립되지 못했다.

독립 이후 기독교의 국교화 경향으로 기독교가 보다 민족적으로 뿌리 깊게 전개되었으며, 1970년 이후 민족주의적 성격을 띠며 부활하게 된다. 1980년대 이후 민족과 종교의 연관성이 정치적인 측면에서 문화적 측면으로 이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1990년대 이후는 보다 통일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다원적 종교상황을 가진 사회에서는 국가나 민족적 정체성과의 관계 못지않게 종교들 간의 관계가 종교-민족관계의 양상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이다. 이는 각 종교의 정체성이 강조되지만 종교다원주의가 발전하는 표면상 모순적인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국가관이 다윈화 되어 개개인의 차원에서 종교, 민족, 민중, 국가 등의 주제에 대한 인식들 간의 정합성이 약화되어 상호 모순되는 인식이 공존하는 현상이 강화되었다. 앞으로 근현대사회에서 종교와 민족과 맺는 구조적 관계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토의주제: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나 범죄를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이 있겠는가?

한국사회에서 명품선호에 대한 욕망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