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미학의 주요 감각은 시각과 청각이라고 인식되어 왔다. 예전부터 미학과 훌륭한 미적 감각에 대한 문제들이 다루어질 때는 가장 ‘지적인’ 이 두 가지 감각이 그 중심에 있었으며 소위 더 ‘고급한’감각으로 간주되어 왔다. 반면 후각, 촉각, 미각은 미학에서 등한시되어 온 감각이었다. 즉 향기나 느낌, 맛에 대해 미학적인 토론을 하는 것은 완전히 무의미한 일이며, 너무 피상적이고, 너무 타의적이고, 너무 육체적이며, 너무 욕구적이라고 여긴다.

감각은 몸에서 가까운 감각과 먼 감각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몸과 떨어진 감각에는 시각과 청각이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보거나 들을 때는 그것이 우리의 몸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얼마든지 지각할 수 있다. 즉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지각은 언제나 공간적인 거리를 동반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이 감각들은 인간의 신체적인 욕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그래서 시각과 청각은 금욕주의를 상징하며 플라톤의 이데아를 이상으로 하는 고급의 것으로 취급되었다.

미각과 촉각 후각은 몸과 가까운 감각으로 신체와 접촉해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저급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어떤 것을 더듬어 느끼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우리의 팔이 닿는 거리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맛을 보려는 어떤 것을 먹어 삼켜야하고 우리 안으로 받아들어야 한다. 이런 감각들을 통한 경험은 보다 ‘깊은’인상을 남기고 우리를 대단히 감동시킨다.

<식탁위의 쾌락>에서 식사는 미각, 후각, 촉각을 통해 이뤄지는 미학적 행위이며, 음식의 맛을 충분히 만끽하고 식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탐욕을 버리고 되도록 천천히 먹어서 맛을 음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과거 유럽의 오색찬란한 음식 차림이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요즘같이 패스트 푸드와 정크 푸드로 음식을 음미하기 보다는 배 채우기에 급급한 사람들에게 음식의 소중함과 식사의 즐거움을 미학적 관점에서 성찰해 보길 권유하는 듯하다.